박정용 신부(언양성야고보성당 주임)
루카 10,1-12.17-20



 

“평화를 빕니다.”
 

   지금은 많이 볼 수 없지만, 예전에 지하철을 타면 개신교 신자들이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고 외치고 다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분들을 볼 때마다 자신이 믿는 것을 전하는 것에 대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들 평화롭게 가는데 방해가 된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전하는 사람의 표정을 보면 확신에 차서 자신이 믿는 바를 열심히 전하는 것이 느껴지지만, 지하철에 타고 가고 있는 많은 사람의 표정을 보면 좋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일흔두 명의 제자들을 파견하십니다. 또한 제자들이 어떤 각오로 가야 하며, 또 가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루카 10,5) 이 말씀에 따르면 복음 선포는 다른 이들에게 평화를 빌어주고 전해주는 일입니다. 제자들이 다른 이들에게 전해주어야 하는 평화는, 오늘 제2독서인 갈라티아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어떠한 것도 자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 이 법칙을 따르는 모든 이들에게 … 평화와 자비가 내리기를 빕니다.”(갈라 6,14~16 참조)라고 하였듯이, 십자가를 통해 하느님께로부터 얻게 된 평화입니다.

   2천 년 전에 예수님께서 일흔 두 제자를 보내셨다면, 지금은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은 우리를 보내십니다. 다른 이들에게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이리떼 가운데의 양들처럼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기에 우리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의무”(1코린 9,16)입니다. 미사 중에 영성체를 앞두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평화를 주셨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믿는 이들끼리 “평화를 빕니다.”고 인사하였다면, 미사가 끝난 다음에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보내셨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믿지 않는 이들에게 “평화를 빕니다.”고 인사하며 십자가를 통해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를 전해주도록 합시다. 그렇게 노력할 때 우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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