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토마스 사도는 예수님을 뵈었다는 다른 제자들의 말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이런 토마스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토마스의 의심을 야단치지 않으시고, 토마스의 방식에 따라 그를 믿음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토마스에게 바라신 것은 ‘믿음’입니다.
예수님을 만난 토마스는 바로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고 외칩니다. 성경에서 예수님을 두고 직접 “하느님”이라고 외친 이는 토마스가 유일합니다. 조금 전까지 의심이 가득하였던 인물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자마자 바로 믿음의 인간으로 변합니다. 더 나아가 예수님께서 하느님이심을 고백한 것입니다. 요한 복음서는 시작부터 말씀이 하느님이셨다고 이야기하는데, 그 사실을 토마스가 직접 고백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기적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토마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 말씀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믿음이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말씀은 당신을 직접 보지 못하였지만 당신을 따르는 이들, 제자들의 증언을 듣고 당신을 따라나선 이들이야말로 참으로 대단한 믿음을 지닌 이들이고 행복한 이들임을 강조하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직제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 제자들만큼, 아니 제자들보다도 더 행복한 이들임을 강조하시는 것입니다.
보지 않고 믿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바오로 사도는 믿음을 주님께서 주시는 은사라고 말합니다(1코린 12,9 참조). (염철호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