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삶의 풍랑을 맞지 않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아무리 부유해도, 아무리 큰 권력을 쥐고 있어도, 아무리 평온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해도, 모든 사람은 크고 작은 풍랑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오늘 복음의 제자들처럼 주님께 매달리며 하소연합니다.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주님께서 침묵 중에 계신다고 여길 때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바람대로 주님이 따라 주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분명히 이야기하십니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사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구원해 주시는 분입니다. 다만, 우리 뜻이 아니라 당신 뜻에 따라 우리를 구원해 주시기에, 그분의 해결 방식이 우리 마음에 들지 않을 뿐입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스스로를 하느님과 동등한 위치에 세워 두고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 하는 철없는 인간에게 주님만이 온 세상 만물의 주인이심을 보여 줍니다.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소돔과 고모라에 유황과 불을 퍼부으시며 죄악을 없애시는 분이심을 드러내십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당신께 의탁하는 이들을 위하여 기꺼이 구원의 손길도 내밀어 주십니다. 물론, 롯이 바라는 방식은 아니지만 하느님께서는 롯에게 가장 좋은 길을 마련해 주십니다. 온갖 만물을 당신 뜻대로 이끌어 가시는 하느님께서는 나에게도 가장 좋은 길을 마련해 주실 것입니다. 그러니 어떤 풍랑을 마주하더라도 겁내지 말고 믿음을 굳건히 합시다. (염철호 요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