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오늘 복음은 주님의 부르심과 부름받은 사람들의 자세를 알려 줍니다.
그동안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고향인 갈릴래아 지역에서 복음을 선포하셨지만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하셨습니다. 이제 당신의 사명을 완성하시려고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에 접어드시지만, 사마리아인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신다는 것을 알고는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습니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는 탄식이 저절로 나올 만합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이런 문맥에서 주님을 따르는 문제를 꺼냅니다. 우리 마음이 내키고 환경이 좋을 때만 주님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주님께서는 결국 모든 이에게 거부당하고 버림받으신 분이며, 스스로 목숨을 바치시는 그 순간까지 홀로 그 길을 걸으신 분이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주님을 따른다는 것은 고난의 길을 걸어갈 수도 있음을 뜻합니다.
어려움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는 것도,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첫째, 우리는 주님의 이 말씀을 하느님 나라 선포의 긴박함으로 알아들어야 합니다. 제자들로서는 그런 주님을 받아들이고 그 길을 함께할 것인지, 아니면 거부하고 포기할 것인지 양단간에 결정을 해야만 합니다.
둘째,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모든 것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밭에 묻힌 보물이나 진주의 비유에서처럼 주님과 하느님 나라의 의미를 발견한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에서 어떤 것도 그보다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이성근 사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