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모든 기도는 우리가 하느님의 존재와 그 권능을 인정하는 일이면서, 하느님께서 내 생명의 주님이심을 고백하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할 때에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주님의 기도가 당시 사람들의 기도와 다른 점이 첫 줄에서부터 드러나는데, 그것은 자녀로서 아버지께 바치는 기도라는 사실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는 하느님을 부르는 것일 뿐 아니라, 하느님께서 나의, 우리의 아버지시라는 신앙 고백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셨는데, 그 말은 하느님께서 육으로 맺어진 친아버지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그 호칭 자체를 신성 모독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기도를 통하여 우리 모두가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자녀들임을 깨우쳐 주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주님의 기도가 완벽한 기도이면서 동시에 우리 기도의 본보기요 모범임을 발견합니다. 주님의 기도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기도는 그리스도와 함께 그분 안에서 드리는 기도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감히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것도, 그래서 우리가 청하는 것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할 수 있는 것도, 모두 예수님 덕분이기 때문입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주님의 기도에 이어 곧바로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라는 주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마다, 내 안에서 하느님의 이름이 거룩히 드러나실 수 있기를, 그리고 하느님 나라가 오게 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우리가 다른 형제를 용서해야만 하느님께서도 우리를 용서하신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야 하겠습니다. (이성근 사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