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복음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거짓 맹세를 하지 말고, 맹세한 대로 주님께 해 드리라는 계명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율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주님을 두고 하는 맹세입니다. 하느님을 두고 하는 맹세, 하느님을 증인으로 하는 맹세이기에 거기에는 어떤 거짓이 들어가서도 안 되고, 하느님과 한 약속은 성스러운 의무로서 꼭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느님의 거룩함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하느님의 이름을 입 밖에 낼 수 없을뿐더러, 하느님을 두고 맹세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이나 하느님의 이름 대신 하늘이나 예루살렘을 두고는 맹세할 수가 있었고, 그런 맹세가 남용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하늘이 하느님의 어좌이고 땅은 하느님의 발판(이사 66,1-2 참조)이라면, 하늘이나 땅을 두고 맹세하는 것은 곧 하느님을 두고 맹세하는 것과 같은 것임을 지적하십니다. 하느님의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을 두고 맹세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전은 사람들 사이에 계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가시적으로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아예 맹세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다만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라고 하십니다.
물론 이 말씀도 그렇게 쉽게 여겨지지 않습니다. ‘예.’와 ‘아니요.’로 대답하는 것이 어렵고 두려운 것이 아니라, 무엇에 ‘예.’를 하고, 무엇에 ‘아니요.’를 해야 하는지 구분하는 것이 어렵고, 또 ‘예.’라고 대답한 것을 실제로 내가 실천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두렵습니다. 주님의 가르침에 의지하며, 우리에게 지혜를 주시도록 청해야 하겠습니다. (이성근 사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