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2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사랑의 자색 촛불을 하나 더 밝히며 대림 제2주일을 맞습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정의와 공정으로 다스리는 메시아의 시대가 다가옴을 예고하고 있으며, 시대의 선구자인 세례자 요한은 유다 광야에서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 2)라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메시아의 재림을 깨어 기다리는 이 은혜로운 시기에 굽은 길을 곧게 펴는 마음으로 회심합니다. 요한이 원하는 회개는 하느님께서 안 계신 것처럼 살던 사람이 하느님께서 계신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모든 일을 인간적 시각이 아니라, 하느님의 시각으로 보고 판단하겠다는 결심이 회개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침묵하시는 것처럼 보여도 끝내 외면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주간에 누구보다도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며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의 마음으로 생활하셨던 성모님의 축일을 맞이하게 됩니다. 월요일에는 한국교회의 수호자이신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을, 수요일에는 교황님께서도 특별히 기도하셨던 로레토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금요일은 과달루페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축일을 지내게 됩니다. 레지오의 단원으로서 성모님의 축일들을 보내는 이 주간, 특히 우리도 성모님처럼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의 시선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그들에게 진정 사랑의 주님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회개는 뉘우치는 행위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부족한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어떻게 완벽한 회개, 완벽한 뉘우침을 만날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누구라도 고치려는 마음을 지니고 살면 살아있는 회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회개는 결코 침울한 행동이 아닙니다. 새롭게 출발하려는 다짐을 어떻게 어둡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대림 시기의 회개는 밝은 행동입니다.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새로운 마음과 눈으로 이 주간 성모님과 함께 새 삶을 살아가는 축복의 시간이 되길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