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원 소식
2023.07.28 20:51

마산교구 수도자 칼럼 (기도학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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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루카11,1).

공동체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도학교도 탄생했다. 기도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분, 성령이시다. 그리고 기도학교의 첫 교사는 우리 공동체를 창설한 안드레아 가스파리노 신부였다. 기도는 하느님의 선물이기에 전해지고 나누어져야 한다는 그의 신념과 열정은 뜨거웠다. 그 대상이 누구이든, 어느 장소이건 기도를 가르치는 것에 장애가 되는 것은 없었다. 특별히 곤경과 어려움 속에 놓인 가난한 이웃들이 하느님의 선물을 알도록, 젊은이들이 그들의 삶에 기도를 동반하도록 많은 열정을 쏟아 부었다. 그렇게 모든 선교지에도 기도학교는 생겨났고 우리는 바다의 한 방울 물과 같이 미미하지만 이렇게 기도의 씨앗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한국 공동체 역시 매달 세 차례의 기도학교를 열고 있다.(2.30대, 4.50대, 평신도 기도학교) 

그런데 3년 전, 코로나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모든 미사가 멈추어지고, 대면이 허락되지 않는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기도학교가 잠시 위기를 맞았다. 기도학교를 닫을 수밖에 없는가? 고민이 깊어질 무렵, 성령께서는 새로운 시도로 우리를 이끄셨다. 비대면 모임과 함께 SNS상에, 주로 카톡과 밴드로 우리를 매일 밤 모으신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새로운 방법으로 기도하며 위기의 시간을 보냈고, 그 시간들을 통해 오히려 우리의 신앙과 결속력은 더욱 굳건해졌다.

기도는 곧 사랑이라고, 기도의 열매는 삶에 맺어진다는 것을 기도학교를 통해 우리는 더욱 더 배워가고 있다. 기도학교에 오는 청년들 얘기를 잠시 해보자면, 오늘날 그들 현실의 삶은 결코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그들의 기도가 삶과 연결되도록 작은 실천들을 해 오고 있음을 보면 마음 뿌듯하다. 한 청년은 자신의 첫 월급을 의미 있게 쓰고 싶다며 큰 몫을 떼어 가지고 왔다. 그리고 우리 공동체 선교지인 케냐의 난민 캠프로 보내는 것을 제안했을 때 몹시 기뻐했다, 또 몇몇 청년들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내어주는 공부방 봉사를 하고 있는데 단순히 공부만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이 되어주고, 용기와 지지를 보내며 그들의 성장을 동반하고 있다. 또 다른 젊은이는 이웃에 사시는 연고가 없으신 할아버지에게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어주고 있다. 형편이 어렵고, 심각한 질환이 있으신 할아버지를 위해 발품을 팔아 요양병원을 찾아 모셔다 드리고, 그분이 머무시던 집을 몇날며칠 혼자서 깨끗이 청소했다. 그리고 매주 그분이 좋아하실 간식을 준비해서 방문하고 있다. 기도학교에 모여드는 청년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아름다운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이렇게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은 신앙공동체가 되어가려고 우리는 기도를 나누며 함께 걷고 있는 것이다. 

안드레아 신부는 말한다. “기도가 전부는 아닙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기도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기도의 효능을 저울질할 수는 결코 없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에 성장한다면, 악을 끊어버림에 성장한다면, 하느님의 뜻에 충실함에 성장한다면, 그것이 기도의 효력임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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