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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안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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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삼십 년도 더 지난 일인데 엊그제 일처럼 선명히 남아있다. 어느 날 동네 꼬마들이 수녀원 성당 가까운 마당에서 시끄럽게 떠들기에 “쉿, 수녀님들이 지금 기도하고 있어.”라고 주의를 주니 대뜸 “기도는 왜 해요?”라고 다섯 살 난 여자애가 물었다. 어떻게 대답할지 망설이는데 그 옆의 일곱 살짜리가 “수녀님들이 기도 안 하면 그냥 사람 된다.” 앞질러 답했다. 어찌 수녀들뿐이겠는가? 그리스도인도 기도를 안 하면 그냥 사람, 믿지 않는 사람이 될 터이다. 


  우리 수도회 이름은 길다. <작은자매관상선교수녀회> 교회 안에서 살아내고자 하는 지향을 담아내고 싶어서다. 그리고 우리 수도회가 따르는 샤를 드 푸코 신부의 영성을 나타내고 싶어서다. (참고로 우리 수도회 창설자는 안드레아 가스파리노 신부다. 푸코 신부는 수도회 창설의 뜻은 가지고 있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그가 떠난 지 십오 년이 지난 후 수도회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으므로 푸코 신부의 영성을 따르는 수도회들은 창설자가 따로 있다.) 

 

KakaoTalk_20221114_122732128.jpg

작은자매관상선교수녀원 전경



 

  관상과 선교
 

  관상 수도회라 하면 바깥세상과는 단절된 봉쇄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푸코 신부는 세상 안에, 가난한 이들 틈새에서 그들과 함께 부대끼며 관상을 살고 싶어 했다. 이를 우리 회칙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우리 수도원을 둘러싸고 있는 봉쇄의 벽은 바로 가난한 이들입니다. 우리 프라테르니타(형제애를 나누는 작은 공동체) 들은 항상 가난한 이들에게 열려 있는 작은 관상 공동체이길 바랍니다.”


  선교에 관해서는 푸코 신부님의 말을 직접 인용해 보자. 


  “나의 사도직은 선량함의 사도직이 되어야 한다. ‘이 사람이 착하고 어질기에 그의 종교 또한 진실하고 선량할 것이다.’라고 말하도록 해야 한다. 사람들이 나에게 ‘종이 이 정도라면 그 주인은 얼마나 선량할까?’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삶과 영성 p.61) 


  <관상과 선교> 어찌 우리 수도회만의 과제이겠는가? 세상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도록 부름을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과제이며 행복이 아닐까!


  행복? 왜냐하면, 하느님께 마음을 드리고 그분의 사랑을 먹는 관상으로 또 그 사랑을 이웃과 나누는 선교로 우리의 삶은 풍요롭게 되고 기쁨으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사랑이신 하느님과 하나 되는 성체성사(미사) 뿐만이 아니라 날마다 드리는 묵주기도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뜻을 헤아리는 묵상기도가 하느님의 사랑을 먹는 일이어야 한다. 


  나의 기도가 내 삶에 사랑을 더해 주는가? 내 안에 사랑이 자라도록 해 주는가? 거듭 자문해 볼 일이다. 입술만의 기도는 멈추어야 한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마태 6,7)


“기도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며 사랑한다는 것은 변화하는 것이다.”(안드레아 가스파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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