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주일 말씀 당겨 읽기

사순 제2주일 <기도, 변화된 삶의 첫걸음입니다>

(창세 15,5-12.17-18; 필리 3,17-4,1; 루카 9,28-36)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주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따로 데리고 산 위에 올라가

기도하실 때에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이는놀라운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전합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도

기도를 통해서 변화된 사실이 놀랍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기도 중에 변화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하물며 우리들이야 얼마나 많이 믿음의 기도에 매달려야 할지,

얼마나 절실하게 기도해야 할지 느끼게 됩니다.

 

때문일까요?

성경은 그날 아브람이 주님께서 명령하신대로 제물을 바쳤을 때에

오히려 공포와 짙은 암흑에 휩싸였던 사실을 숨기지 않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기도가 아팠고 힘들었으며

때로는 눈물범벅이었다는 것까지도 감추지 않습니다.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시던 주님께서는 땀방울에 피가 섞일 정도로

극도의 고통을 겪으신 사실을 세세히 들려줍니다.

 

하느님을 향한 믿음으로 바치는 기도일지라도

때론 두렵고 떨릴 수 있으며

심지어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의 뜻에 맞추어 살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

얼마나 최선이어야 하며 최대치이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모름지기 기도란

전력을 다한 그분께로의 몰입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아브라함은 평생 일관된 믿음으로 살았기에

하느님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모세가 살아 낸 끝없는 헌신과 겸손에

하느님께서는 정말 기뻐하셨습니다.

엘리야의 철저한 믿음의 기도는

하늘 문을 열기도 하고 닫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하느님을 감동시켜 죽음을 건너 뛰는 승천의 축복을 누렸습니다.

 

그날 변화된 주님을 보고 변화된 기도를 바쳤던 세 제자는

오늘날까지도

교회의 가장 큰 힘이며 버팀목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믿음으로 당신을 기쁘게 했던 성인들의 삶을 기억하고

당신께 순명했던 그들의 기도를 되새기는 오늘

우리가 처한 믿음의 현주소를 되짚어보게 됩니다.

과연 그분을 사랑하는 주님의 제자로써

건강한 믿음과 온전한 사랑을 살아가고 있는지 살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치 미사에 빠지지 않는 것으로

신앙의 의무를 다한 것으로 여기지 않습니까?

호기심으로 주님을 따랐던 군중들처럼

주일미사를 구경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때문에 주님의 뜻에 따라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생각이 도무지 없으며

삶의 자리를 옮길 뜻이 전혀 없으며

마침내 변화시키기 원하시는 그분의 뜻을

한사코 거절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주님의 자비와 사랑 그리고 권능마저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던 부류들처럼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위를

전적으로 변화시킬 의향이 없다면 위험천만입니다.

세례는 믿음의 완성이 아닙니다.

 

때문에 예수님께서 구세주이심을 확신한다고 말하면서도

주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뜻을 실천하는 일에서 머뭇대고

서성대는 일이야말로

결국 십자가의 원수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성경을 통해서 우리는

타보르 산의 놀라운 광경에 어쩔 줄 몰라서 헛소리를 질러대던

베드로 사도가 얼마나 철저히 변화되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야말로 주일을 지키는 것만으로

신앙인의 의무를 다한 것처럼 여기는

미지근한 신자들이 변화되기를 희망하며

온 교회가 온 마음으로 맹렬히 기도하는 근거입니다.

주님의 손에 맡겨 드릴 때에

진정한 주님의 제자가 되도록 이끌어 주실 것을 믿는 까닭입니다.

지금, 미사 시간을 지루해하며 졸기도 하고

딴전도 부리는 바로 그분들을

믿음의 기도가 변화시켜 주실 터이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시기 바랍니다.

 

하늘의 은혜가 땅으로 흠뻑 쏟아져 내리는 사순시기입니다.

주님께서 부어주시는 이 벅찬 은총의 시기에 우리 모두가

모세와 엘리야처럼 그분 곁에서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에 힘을 보태는

신앙인이 되게 해 주실 것입니다.

주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이 지닌 인생의 야망과 삶의 목표까지도

내려 봉헌하는 은총을 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 폭을 아시는 분,

우리의 모자람을 일일이 채워주시는 분,

우리의 연약함에 힘을 주어 도우시는 주님께서는

꼭 이루어주실 것입니다.

 

매사 행하는 일마다마다 하느님 마음에 쏙 들었던

아브라함처럼,

당당하게 나를 본받으십시오라고 말할 수 있었던

바오로 사도처럼

변화되는 축복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기도로 매진하는 우리이기를 소원합니다.

  • 주님의기도젬마 2019.03.17 17:48
    나를 본받으라고 당당하게 말할수 있는 바오로 사도의 믿음이 많이
    부럽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해 주님을 사랑한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