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16세와 삼종기도
지난 2013년 당시
가톨릭계에서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관련 내용이
최대 이슈였습니다.
퇴임을 앞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삼종기도를 집전했다고
외신이 전하는 뉴스(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europe/575363.html)를
우리 교우들은 접했을 것입니다.
마지막 삼종기도를 집전하신 베네딕토 16세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주께서 내게 더 기도에 힘쓰라며 산을 오르라 하셨다.
그러나 이는 교회를 포기한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신 부분에
함축되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베네딕토16세께서 마지막으로 집전한 삼종기도!
오늘은 삼종기도에 담겨진 뜻을 살펴볼까요?
여러분, 삼종기도하면 제일 먼저 누가, 또는 어떤 사물이 떠오릅니까?
해질 무렵 바쁜 일손을 멈추고 겸손하게 삼종 기도를 바치는 농부 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그림 기억하실 것입니다.
바로 밀레의 이 그림은
우리나라에선 '만종'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제목은 '삼종기도'(Angelus)라고 합니다.
Angelus는 라틴어로 '천사'라는 뜻인데요.
삼종 기도의 라틴어 기도문이 이 단어로 시작하므로
삼종 기도를 라틴어로 Angelus라고 하며
이 그림의 제목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이 하루 세 번 바치는
함축적인 의미가 담겨진 이 기도는
오랜 시간의 역사를 거쳐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정착되었으며,
그 안에 새겨진 뜻 또한 심오합니다.
오랜 시간 거쳐온 역사 관련 얘기는 추후에 하겠습니다.
오늘은 삼종기도 그 뜻을 드려다 볼까합니다.
삼종 기도의 근간을 이루는 성모송이 그러하듯
삼종 기도가 담고 있는 깊은 뜻은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몸소 낮은 자로 오시어 사람이 되신 강생의 신비로 우리를 인도하고
그 신비에 젖어들게 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 성령으로 잉태하셨나이다."
이 한 문장에는 하느님께서 어떻게 사람이 되셨으며,
어떻게 이 세상에 오셨는지 잘 축약되어 있다.
그분은 거룩한 영으로 마리아의 몸에 내려오셨다.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마리아의 이 피앗(fiat : 뜻대로 이루어지소서)은
인간을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뜻이
이 세상에서 태동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마리아는 하느님과 인간을 잇는 교두보가 되었다.
"이에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저희 가운데 계시나이다."
비로소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시게 되었다.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다"(필리 2,7).
삼종 기도는
"개정이 필요 없는 기도",이며
"불변의 가치와 때 묻지 않은 신선함을 지닌 기도"
(교황 바오로 6세, <마리아 공경>)라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루 세 번 삼종기도를 바치면서
하느님의 강생의 신비에 젖어들 수 있게 노력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