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출처 :
천주교 일본 이세사키 국제성당의 주임신부이신 

김대열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님의 묵상글 중에서
 



백인대장의 말에서 비롯된 미사의 기도문이 있습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

(Lord, I am not worthy to receive you, 

but only say the word and I shall be healed.)


미사 때, 

성체를 모시기 직전,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주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라는 

사제의 외침에 대해 

교회 공동체 전체가 응답하는 고백이자 기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미사 기도문 중 제일 좋아하는 문장입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고백이자 기도입니다.

무엇에 대한 고백인가요?

당신의 한 말씀이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무조건 믿는다는 고백입니다.

무엇에 대한 기도인가요?

그 한 말씀이 

나에게서 이루어지기를 청한다는 기도입니다.

결국 성체에 대한 절대적 흠숭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성체를 영할 때, 

거기에는 간절함이 있어야 합니다.

그 간절함은 신앙에서만 가능합니다.


마음을 다해서 성체를 영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가톨릭 교회가 

2천 년간 지켜온 신앙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나는 

성체에 대한 신자들의 태도에 무척 엄격한 편입니다.

어린 아이들은 손을 닦은 후에 미사에 참례하게 하고,

오랫동안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나, 

얼굴 모르는 이들이 성체를 모시려 할 때는 

그 자리에서 반드시 필요한 내용을 확인한 후에 

영하게 하거나, 

고해성사를 받은 후에 영하도록 권합니다. 

이러한 나의 태도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사제로서 성체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고, 

또 하나는 

신자들에게 

성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 주기 위해서입니다.


성체를 모실 자격이 있고 없고를 

가리려고 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 세상에 자격이 있어서 성체를 모실 이는 없습니다.

성체는 

우리가 잘 살아서 얻게 된 보상이 아니라, 

우리가 죄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의 귀한 죽음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선물을 받는 우리로서는 

보다 합당한 자세로 성체를 모셔야만 합니다.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성체를 모시기에 합당치 않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선물로 당신 아들의 몸을 주셨고, 

우리는 그분을 모십니다.

더없이 간절한 마음으로 

더없이 죄송한 마음과 

더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성체를 모실 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하신 말씀을 덧붙입니다. 

“성사들, 특히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는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은혜의 장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전포성당벽화작업했습니다 1 file 씨앗 2017.05.18 207
공지 매월 첫목요일은 성시간 기도하는 날입니다 file 씨앗 2017.03.28 1127
134 파헤치지말고 덮어주는 사람 2 초롱 2018.10.08 27
133 추억의 맛, 라면을 아십니까? 초롱 2018.09.28 58
»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는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은혜의 장입니다. 초롱 2018.09.17 56
131 기도하는 손 초롱 2018.08.31 38
130 덫칠하는 삶 초롱 2018.08.24 28
129 넘어짐도 때로는 감사입니다. 초롱 2018.07.27 60
128 2018년 성심대여름신앙켐프 이모저모 file 씨앗 2018.07.17 28
127 처음 마음을 기억하는 것 2 초롱 2018.07.03 26
126 2018년주일학교신앙학교 file 씨앗 2018.07.01 36
125 전포성당제대회성지순례 file 씨앗 2018.06.30 30
124 성심대학 신앙캠프 file 씨앗 2018.06.30 25
123 주님의 사랑의 계명에 길을 걷게 하소서. file 워아이니 2018.06.27 21
122 염일방일 초롱 2018.06.23 55
121 이런것이 행복입다/김홍성 file 씨앗 2018.06.19 17
120 행복은 향수와 같다 초롱 2018.06.14 35
119 애수님에 마음을 가슴에 품어안고 사랑의 기도안에서! file 워아이니 2018.06.11 18
118 거짓말(虛言, LIE) 초롱 2018.06.10 20
117 부산꾸르실료도입50주년행사참석 file 씨앗 2018.06.06 28
116 다름과 틀림 초롱 2018.06.01 49
115 6월은예수성심성월 file 씨앗 2018.05.31 44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16 Next
/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