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마음을 기억하는 것

by 초롱 posted Jul 0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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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출처 -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제동 성당의 주임신부이신 
유종만 바오로 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중에서 


 
옛날 어느 나라에 검소한 관료가 살았습니다.
그는 가난했지만,
열심히 공부하여 벼슬길에 오르게 되었고,
나라의 살림살이를 맡아보는
중요한 자리에서
바르게 일을잘 처리했습니다.

 
그가 왕의 신임을 받게 되자
시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한 신하가
왕을 찾아가 말했습니다.

 
“전하, 그의 집에는
큰 자물쇠로 문을 잠그고
남에게 보여주지 않는 방이 있다고 합니다.
그 속에는
틀림없이 많은 재물이 감추어져 있을 것이오니
조사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들은 왕은
신하들을 데리고 그의 집으로 갔습니다.

 
하지만 그는 소문대로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왕은
집안을 두루 살피다가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방을 보고
문을 열어 보라고 말했습니다.

 
“전하, 이 방은 많이 누추하오니
열지 않도록 해 주시옵소서.
이 방에는 저의 부끄러운
물건이 들어 있사옵니다.”

 
하지만 왕이 재차 말하자
그는 할 수 없이 방문을 열었는데
방 안을 들여다본 왕과 신하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방 안에는 헌 옷 한 벌만이
상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왕은 그 용도가 궁금하여
그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지금 벼슬자리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분에 넘치는
헛된 마음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이 방에 들어와
이 옷을 바라보며 가난하게 살던 때를 생각하며
항상 검소한 마음으로
살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처음 마음을 기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가끔은 뒤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힘들게 생각되는 문제들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초심자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매 순간을 새롭고 신선하게 인식할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한 경지를 맛본다.'
    - 조셉 골드 스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