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도 6월 꾸리아 훈화)
슬기로운 신앙생활
사랑하는 레지오 단원 여러분, 벌써 ‘희망의 순례자 희년’이 시작된 지 반년이 다 되어 갑니다. 세월이 참 빠릅니다. 그간 본당에 많은 행사와 교육이 있었습니다. 고령화된 본당에서 사실 많은 일을 벌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레지오 단원 여러분들이 있기에 본당 신부는 자신감을 가지고 사목을 해 나갈 수 있습니다. 고령화에 따라 선교도 어렵고, 봉사도 어렵지만 본당에 대한 마지막 열정을 가지고 나름대로 자기 역할을 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감사와 찬사를 보냅니다.
지혜서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영예로운 나이는 장수로 결정되지 않고 살아온 햇수로 셈해지지 않는다. 사람에게는 예지가 곧 백발이고 티 없는 삶이 곧 원숙한 노년이다.”(지혜 4, 8-9) 그렇습니다. 우리는 물리적 시간에 따라 나이테가 늘어 가지만 정신이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숙한 인격체로 거듭납니다. 비록 활동력은 예전 같지 않지만 성모님과 예수님께 대한 신심은 더 깊어지고 영적인 열매는 더 익어 갑니다. 그래서 노인들은 마땅히 존경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후배들에게 신앙의 귀감이 되고 대인 관계와 가정생활에서 타의 모범이 되는 노인들은 천상의 면류관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부디 모든 레지오 단원들이 지혜로운 노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좀 더 온유해지고, 좀 더 관대해지고, 좀 더 베풀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젊어서부터 피와 땀으로 가꾼 본당이 아닙니까? 전포성당 공동체가 세대를 초월하여 서로 환대해주고, 서로 협력하며, 서로 칭찬해주는 가족 같은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교회의 미래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서로 아끼며 사랑할 때 세상 사람들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영성과 인성은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신앙생활을 오래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앙이 깊은 사람은 반드시 인성적으로도 훌륭한 사람입니다. 참 인간이 되는 것이 참 신앙인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