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국제신문, 부산일보 
게재 일자  



부산문단 거목, 행동하는 지식인 이규정 작가 별세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  입력 : 2018-04-13 14:56:49
 

원로 소설가이자 실천적 지식인 이규정 선생이 13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2. 최근까지도 후배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작가는 글을 써야 한다. 열심히 쓰고 글로 말하라고 독려해 왔던 터라, 그를 갑자기 잃은 문단의 충격은 크다.

 

1977년 단편 부처님의 멀미를 월간 시문학지에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선생은 첫째와 꼴찌’ ‘들러리 만세’ ‘아버지의 적삼’ ‘치우11권의 소설집과 중편집 패자의 고백’, 장편 돌아눕는 자의 행복외 다수의 동화, 소설 이론서, 칼럼집을 펴내며 문학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일제강점기 징용으로 사할린에 끌려간 우리 동포의 삶과 한을 그린 대하소설 먼 땅 가까운 하늘’(3)은 뒤늦게 재조명된 걸작으로, 지난해 산지니 출판사에서 사할린이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됐다.

 

선생은 일찍이 보도연맹사건으로 고초를 겪었다. 당숙이 이 사건에 연루돼 처형된 이후 선생에까지 여파가 미쳤다. 공립고교 교사 임용과 대학교수 임용이 무산될 뻔하기도 했다. 이후 보도연맹 문제는 선생의 소설을 관통하는 단어 중 하나가 됐다. 선생은 작가로서는 자유실천문인협의회(한국작가회의 전신)에 몸담고, 교수로서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시국 문제의 희생자가 된 해직 교수와 옥살이 하던 문인들을 도왔다. 부산참여자치연대 초대 공동대표와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직을 맡아 시민사회단체 활동에도 앞장섰다.

   

선생은 부산소설가협회 회장, 부산가톨릭문인협회 회장, 요산기념사업회 이사로 활동했고 2003동인회를 창립했다. 마산고 부산여고 등에서 교편을 잡았고, 신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를 지냈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천주교 부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 지역경영 연구소 이사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서울) 부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앎과 삶이 함께하는 지식인으로서 후배들의 귀감이 돼 왔다.

 

그를 따른 후배 남송우 부경대 교수는 너무 황망하다. 조금이라도 더 우리 곁에 계셔야 하는데선생님을 만난 후 삶의 태도나 세계관이 많이 바뀌었다. 후배들은 큰 소설가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그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소는 부산 수영구 금련로 43번길 48 천주교 망미성당 선종기도실이며, 발인은 16일 오전 930, 장지는 충남 천안 선산이다. (051)755-4501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실천하는 지식인’ 원로 소설가 이규정 선생 별세

부산 문단 거목… 향년 82세, 빈소는 망미성당 선종기도실

신귀영 기자   |  입력 : 2018-04-13 19:45:05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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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소설가이자 실천적 지식인 이규정(사진) 선생이 13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2세. 최근까지도 후배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작가는 글을 써야 한다. 열심히 쓰고 글로 말하라”고 독려해 왔던 터라, 그를 갑자기 잃은 문단의 충격은 크다.

      
1977년 단편 ‘부처님의 멀미’를 월간 ‘시문학지’에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선생은 ‘첫째와 꼴찌’ ‘들러리 만세’ ‘아버지의 적삼’ ‘치우’ 등 11권의 소설집과 중편집 ‘패자의 고백’, 장편 ‘돌아눕는 자의 행복’ 외 다수의 동화, 소설 이론서, 칼럼집을 펴내며 문학계에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일제강점기 징용으로 사할린에 끌려간 우리 동포의 삶과 한을 그린 대하소설 ‘먼 땅 가까운 하늘’(3권)은 뒤늦게 재조명된 걸작으로, 지난해 산지니 출판사에서 ‘사할린’이라는 제목으로 재출간됐다.
 

선생은 일찍이 ‘보도연맹’ 사건으로 고초를 겪었다. 당숙이 이 사건에 연루돼 처형된 이후 선생에게까지 여파가 미쳤다. 공립고교 교사 임용과 대학교수 임용이 무산될 뻔하기도 했다. 이후 보도연맹 문제는 선생의 소설을 관통하는 단어 중 하나가 됐다. 선생은 작가로서는 자유실천문인협의회(한국작가회의 전신)에 몸담고, 교수로서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시국 문제의 희생자가 된 해직 교수와 옥살이 하던 문인들을 도왔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초대 공동대표와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아 시민사회단체 활동에도 앞장섰다.

선생은 부산소설가협회 회장, 부산가톨릭문인협회 회장, 요산기념사업회 이사로 활동했고 2003년 ‘길’ 동인회를 창립했다. 마산고 부산여고 등에서 교편을 잡았고, 신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를 지냈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천주교 부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 지역경영 연구소 이사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서울) 부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앎과 삶이 함께하는 지식인’으로서 후배들의 귀감이 돼 왔다.
 

빈소는 부산 수영구 금련로 43번길 48 천주교 망미성당 선종기도실이며, 발인은 16일 오전 7시30분, 장지는 충남 천안 선산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하춘자 여사와 2남1녀가 있다. (051)755-4501 신귀영 기자


 



'부산 문단·지역사회 참된 어른' 흰샘 이규정 소설가 별세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입력 : 2018-04-13 [12:02:56] 수정 : 2018-04-13 [13: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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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소설가 흰샘 이규정(사진) 전 신라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13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이 소설가는 지난 2016년 10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이후 입퇴원을 반복하던 중 최근 병세가 악화돼 운명을 달리했다.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단편소설을 발표하고 새 장편 소설을 집필하며 많은 문인들의 귀감이 된 이 소설가는 경남 함안 출생으로, 경북대 사범대 국어과를 졸업한 뒤 동아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0여 년 간 고교 교사생활을 하다가 지난 1983년부터 신라대 국어교육과에 재직하면서 신라대 교무처장 및 교수평의원회 의장, 사범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소설집 <멀고도 먼 길> <치우> <아버지의 브래지어>, 중편집 <패자의 고백>, 장편소설 <돌아눕는 자의 행복> <번개와 천둥>, 대하소설 <먼 땅 가까운 하늘>, 동화 <눈 오는 날>, 이론서 <현대 소설의 이론과 기법>, 산문집 <우리들의 가면무도회> 등 다수가 있으며, 부산시문화상, 요산문학상, 이주홍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 소설가는 1977년 단편 '부처님의 멀미'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동인지 <길>을 만들고 부산소설가협회 회장, 부산가톨릭문인협회 회장, 요산김정한문학상 운영위원, 요산기념사업회 이사를 맡는 데 이어 지난해 3권짜리 장편 대하소설 <사할린>을 재출간하는 등 문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초대 공동대표와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민족의 길 민족광장 공동의장 등 시민사회 운동에도 적극 참여해 문단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참된 어른으로 존경받아왔다.
 

요산기념사업회 등 고인과 오랫동안 교류해온 조갑상(경성대 명예교수) 소설가는 "흰샘 선생은 향파 이주홍 선생과 요산 김정한 선생 이후 고(故) 최해군·고(故) 윤정규 소설가 등과 함께 부산 소설의 2세대를 다지신 분"이라며 "지성인으로서 소설에 접근하고 불의에 맞서 나아가야 한다는 요산 선생의 정신을 이어 받아 소설가이자 교수, 사회활동가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해방과 6·25 한국전쟁을 관통하며 역사의식도 투철해 최근 <사할린>을 재발간하며 작가로서 쓰고 싶은 세계를 완결시키기도 했다. 정신적 지주 역할을 더했으면 좋았을텐데 돌아가셔서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발인은 16일 오전 7시 30분 부산 망미성당 선종기도실(오전 8시 장례미사). 장지는 충남 천안 공원묘지. 유족으로는 부인 하춘자 여사와 슬하에 연학, 연우, 한나 씨 등 2남 1녀가 있다. 051-755-4501. 

윤여진 기자 onlypen@


 

[13일 별세한 흰샘 이규정 선생] 요산의 정신과 맥 계승 실천적 지식인 지역 어른으로 존경 받은 원로 소설가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입력 : 2018-04-15 [19:18:33] 수정 : 2018-04-15 [19:18:33] 게재 : 2018-04-16 (25면)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그 아픔을 어루만지는 것, 역사의 파수꾼인 작가의 몫"이라며 민초들의 삶에 천착한 소설가이자 시민사회운동가의 길을 한결같이 걸어온 실천적 지식인. 지역 사회에서 참지식인이자 어른으로 존경받아온 원로 소설가.
 
지난 13일 향연 82세의 나이로 우리 곁을 훌쩍 떠난 흰샘 이규정 전 신라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두고 하는 말이다. 고인은 진정 지역 문단의 정신적 지주이자 버팀목이었다. 또한 부산 소설의 2세대를 다지신 분이었다. 

 

투병 중에도 새 장편 집필 
부산 문단 든든한 버팀목 
시민사회운동서도 큰 족적

 

지난 2016년 10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이후 투병 생활을 해오면서도 단편소설을 발표하고 새 장편 소설을 집필하며 많은 문인의 귀감이 되었던 고인은 경남 함안 출생으로, 경북대 사범대 국어과를 졸업한 뒤 동아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0여 년간 고교 교사생활을 하다가 지난 1983년부터 신라대 국어교육과에 재직하면서 신라대 교무처장 및 교수평의원회 의장, 사범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1977년 단편 '부처님의 멀미'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고인은 지난 2003년 동인지 <길>을 창립하고 부산소설가협회 회장, 부산가톨릭문인협회 회장, 요산김정한문학상 운영위원, 요산기념사업회 이사를 맡는 등 문단에서 활발할 활동을 펼쳤다. 특히 일제강점기 징용으로 사할린에 끌려간 뒤 일본 패망 이후에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국적 없이 떠돌게 된 동포들의 기구한 운명을 현재로 끌어낸 3권짜리 대하소설 <사할린>(산지니)을 20년 만인 지난해 재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소설집 <멀고도 먼 길> <치우> <아버지의 브래지어>, 중편집 <패자의 고백>, 장편소설 <돌아눕는 자의 행복> <번개와 천둥>, 대하소설 <먼 땅 가까운 하늘>, 동화 <눈 오는 날>, 이론서 <현대 소설의 이론과 기법>, 산문집 <우리들의 가면무도회> 등 다수를 펴내고 부산시문화상, 요산문학상, 이주홍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부산 문단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시민사회운동은 고인의 또 다른 길이었다. 실천적 지식인의 삶을 산 요산 김정한 선생의 정신과 맥을 같이 하는 셈이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초대 공동대표와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민족의 길 민족광장 공동의장 등을 맡아 시민사회를 위해 봉사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6년 부산 기장군 '해수담수 공급찬반 주민투표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시민사회에 큰 힘을 실어주는 등 문단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참된 어른으로 존경받아왔다.
 

동인지 <윤좌> 등으로 고인과 소통해온 남송우(부경대 교수) 문학평론가는 "흰샘 선생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고민하는 참 지식인이었으며, 약자 편에 서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앞장서온 사회운동가이기도 했다"며 "지역 문단과 사회가 큰 힘을 잃었다"고 말했다. 요산기념사업회 등 고인과 오랫동안 교류해온 조갑상(경성대 명예교수) 소설가는 "흰샘 선생은 향파 이주홍 선생과 요산 김정한 선생 이후 고(故) 최해군·고(故) 윤정규 소설가 등과 함께 부산 소설의 2세대를 다지신 분"이라며 "해방과 6·25 한국전쟁을 관통하며 역사의식도 투철해 최근 <사할린>을 재발간하며 작가로서 쓰고 싶은 세계를 완결시키기도 했다. 정신적 지주 역할을 더했으면 좋았을 텐데 돌아가셔서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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